어머니는 겨울이면 오빠와 내가 아침밥을 먹는 동안 신발 안에 따뜻하게 데워진 차돌을 넣어두었다. 그 돌은 어머니가 둘째 이모를 만나러 부산에 갔다가 바닷가에서 주워온 것이었다. 우리가 밥을 다 먹으면 어머니는 이불을 걷으면서 말했다. "이제 옷 입자!" 이불 밑에는 우리가 입을 티셔츠와 바지와 양말이 순서대로 놓여 있었다. 현관에 앉아 신발을 신을 때면 나는 신발 안에 있던 차돌을 꺼내 두 손으로 감쌌다. 그러면 손도 금방 따뜻해졌다. 손에서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재빨리 장갑을 꼈다. 오빠는 따뜻한 신발을 신고 눈길을 걸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