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1년에, 역시 독파챌린지로 읽었습니다. 당시 제목에 끌려 선택했는데 내용 속 과학자들의 광기와 낯선 문체가 제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광기에 압도되어 소설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저자의 후속작인 <매니악>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는,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 읽으면 그때와는 다른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재독을 했다고 해서 뭔가 다른 걸 많이 느끼진 못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과 생각으로 읽은 거 같아요. 그 느낌과 생각이 좀더 깊고 살짝 넓어진 거 같긴 하지만요.
다만 다시 읽다보니 새삼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눈 앞에서 그 상황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게 쓰는 능력에요. 그래서 소설 속 각각의 상황에, 인물에, 광기에 같이 빠져들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소설 <매니악>을 읽고 이 책을 다시 읽으니 두 작품보다 살짝 앞선 시기에 있었던 물리학의 전환점이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그 변화와 혼란을 작가는 광기로 표현한 거구나 싶기도 하구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자신만의 장르를 세워나가는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