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은 더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곳이지만 더이상 나아갈 필요도 없는 곳이다. 세상은 구석을 향해 닫혀 있지만 구석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다. 세상 힘든 것들 구석으로 몰리건만 구석은 묵묵히 그 어깨들을 받쳐준다. 수평선에도 구석이 있고 그 면도날 같은 파도의 한 줄 구석에도 등짝을 곧게 펴는 고기들이 산다. 갈대의 울부짖음을, 못에 박힌 빈 바가지의 달가닥거림을, 구석에서 태어난 바람은 입이 꽉 틀어막힌 것들을 대신해 소리를 내준다.
gomgom
2024.02.27 화구석은 더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곳이지만 더이상 나아갈 필요도 없는 곳이다. 세상은 구석을 향해 닫혀 있지만 구석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다. 세상 힘든 것들 구석으로 몰리건만 구석은 묵묵히 그 어깨들을 받쳐준다. 수평선에도 구석이 있고 그 면도날 같은 파도의 한 줄 구석에도 등짝을 곧게 펴는 고기들이 산다. 갈대의 울부짖음을, 못에 박힌 빈 바가지의 달가닥거림을, 구석에서 태어난 바람은 입이 꽉 틀어막힌 것들을 대신해 소리를 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