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의 발견은 우리가 과거에 생각하지 못한, 존재론적 환계라 할 수 있는 무언가 였다. 증명 불가한 진실은 수학자의 악몽이었고, 연치에게는 사적인 재앙이었다. 어떤 새로운 지식이나 이론으로도 메꿀 수 없는 거대한 틈새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괴델의 논리에 깃든 철학적 함의란 실로 엄청났으며, 훗날 불완전성정리라고 알려진 그의 이론은 오늘날 인간 이해의 한계를 시사하는 근원적인 발전으로 여겨진다.
물론 오스트리아 청년이 이런 생각을 처음 내비쳤을 때는 반응이 달랐다. 괴델이 발표한 논리는 터무니없고 반직관적으로 보였기에 버트런드 러셀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역시 결국에는 항복하여 야노시가 단박에 이해한 논리를 받아들였고, 덕분에 기초 논리에 더는 매달릴 필요가 없으니 참 반가운 일이라고 다소 씁쓸하게 고백했다. 연치처럼 머리가 비상한 자가 오스트리아 청년의 개념과 씨름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