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영적으로는 무지했으나 논리에 관해서는 믿음이 확고했다. 아, 그러나 그런 믿음은 언제나 위험한 법! 훗날 배신당하게 된다면 더더욱.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은 없다.. 모세는 전능하신 그분마저 의심하지 않았던가! 비록 은혜로운 우리의 신께서 침묵하실지라도, 의심은 그 자체로 우리를 구원할지 모른다. 처음부터 없던 믿음보다 사라진 믿음이 더 나쁜 까닭은, 성령이 저주받은 이 세상을 버리고 떠나며 생긴 구멍처럼 떡하니 공백을 남기기 때문이다. 신의 빈자리는 사라진 것만큼이나 귀중한 무언가로 다시 채워지기를 요구한다. 그 무언가를 둘러싼 선택이-그걸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으나-인류의 운명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