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리처드가 없는 삶, 리처드나 부모님과 얘기를 나눌 수 없는 삶은 생각하기조차 힘들다. 대신 그녀는 반대의 경우. 라자가 없는 삶에 집중하기로한다.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더더욱 생각하기 힘든 일이니까. 그날 밤 그녀는 깨달았다. 선택을 해야 한다면, 가족과 라자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면, 라자를 선택할 것임을. 그건 질문할 필요조차 없었다. 힘들겠지만, 가족. 친구, 미국에서의 생활방식 등,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 힘들겠지만, 라자와 함께하기 위해서라면, 그의 옆에 머물기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을 당장이라도 희생할 수있었다. 그리고 그건 라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게 사랑이니까. 그런 게 가장 절대적인 형태의 사랑이니까. 그렇지 않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 테니까. 그건 절대적이지 않으니까. 이것이 시험이라면, 라자를 향한 사랑을 하늘이 시험하는 거라면, 그녀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