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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멀리 있어 희미해 보여도 이미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현재에 영향을 떨치는 미래 희망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미래. 누군가는 두 팔 벌려 환영해야 한다고 믿지만, 대다수는 이 광기 어린 꿈이 우리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영원히 머무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고 확신하 는 미래. 하지만, 언젠가 우리와 우열을 다툴 지능의 지시에 따르는 인간의 손으로 바둑판 위에 점판암 하나가 올려지는 순간, 그 미래의 첫 메아리는 이미 울려퍼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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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국을 치르고 그는 깊은 충격에 휩싸였다. 짧은 시간에 알고리즘이 이토록 놀라운 도약을 이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자신은 고유한 기술을 갈고닦는데 이십 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건만, 고작 넉 달 전 판후이와의 대국에서 평소 이세돌이었으면 가뿐히 압살했을 중급
수준의 기사처럼 바둑을 뒀던 알파고가 자신을 이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