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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컴퓨터가 수마다 발생하는 가능성을 모조리 검토하는 방식은, 참 적절하게도, 무차별 대입brute force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인간 선수는 기억과 경험, 고도로 추상적인 추론, 패턴 인식, 직관을 활용해 판 위에 자기 정신을 투영해내지만, 체스 기계는 게임 자체를 이해한다 기보다 그저 계산능력을 사용해 프로그래머가 설계해둔 복잡한 규칙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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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둑은 다르다.
바둑은 너무나도 복잡해서 무차별 대입 검색이 먹히지 않는다. 체스 게임에서는 수 하나마다 약 스무개 정도의 가능성이 발생하지만, 바둑은 그 수가 이백 개 이상이다. 평균적으로 체스 경기가 마흔여 개수를 두어야 끝난다면 바둑은 이백 개가 넘는 수가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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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에서 가능한 자리의 수, 즉 두 사람이 대국할 때 발생하는 고유한 돌배열의 가짓수는 너무 커서 2016년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규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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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이 비합리적이고 공상적이어서 현실에서 일어날 리 없는 대국까지 포함해 순전히 이론적인 경우의 수까지 다 고려한다면, 그 수는 이해의 영역을 초월한다. 구골플렉스, 즉 10(10^100)보다 많아 우리가 아는 우주에서는 공간이 부족해 온전한 십진법 형태로 풀어서 적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