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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짜 그를 괴롭힌 것은 자신의 우월한 정신이 아니라, 그것에 못미치기는 해도 그의 주변을 둘러싼 그 수많은 정신들이었다. 우리 인간은 왜 이런 식으로 진화했는가? 이 행성의 다른 생명체들은 다들 무지하여 행복한 상태로 존재한다. 그들의 고통과 쾌락은 오직 현재 속에서 만느낄 수 있고, 우리가 느끼는 고통이나 영광과 달리 다음날까지 이어지지 않으니, 인간처럼 모두를 무한 고통의 사슬에 얽어매지 않는다. 그런 에덴동산적 의식의 결여 상태로 다들 살다가 죽어가는데, 왜 우리 존재는 의식으로 고통받는가? 데미스는 많은 책들을 충분히 독파한 끝 에 우리 존재가 수천 년 문명을 지나오면서도 여전히 이 문제의 해법에 한 걸음도 다가서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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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급진적으로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다. 다른 종류의 정신, 우리보다 더 멀리, 우리 눈에 드리워진 그림자 너머까지 내다볼 수 있는 그런 존재. 더는 유치한 제로섬게임을 하느라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데미스의 지성은 바로 그걸 위해 쓰여야 하는게 아닐까? 부모가 부르는 소 리에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을 때, 데미스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새로운 인생의 목표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제 세계 체스 챔피언은 그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그 이상, 훨씬 더 많은 것을 바랐다. 새로운 정신, 우리가 이제껏 알았던 것보다 더 똑똑하고, 신속하고, 낯선 정신이 필요했 다. AGI: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진정한 인류의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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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관련 분야에서 계획의 골자를 실행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고 느낀 데미스는, 대학 시절 가장 친했던 두 친구셰인 레그, 무스타파 술레이만과 함께 딥마인드를 차렸다. 이 스타트업의 목적은 "범용인공지능을 정복하고, 그럼으로써 그 밖의 모든 것을 해
결하는데 범용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