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호명하자 그는 칠판으로 걸어나와 놀랍도록 완벽한 증명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것도 단숨에.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심지어 생각조차 거치지 않고 손을 놀렸다. 믿기지 않았다. 내가 연구에 매달렸던 수많은 세월이 한순간에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의 증명은.....너무나도 아름답고 너무나도 우아했다. 나는 스스로 물었다. 이게 다 뭐지? 이 아이는.... 이 아이는 대체 어떤 별종이길래? 아직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그날 이후 내가 폰 노이만을 경외하게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