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사랑
최명환과 나는 중구 대창동 부원아파트 부원목욕탕에서 처음 만났다. 가본적 없는 곳의 문을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부동산에 들른 나는 50~60대의 희고 키가큰, 자연스러운 적극성과 단호함을 가진 그녀가 궁금하다.
실제로 인화 물질을 들고 건물 일층으로 들어갔던 이들은 스무 살 안팎의 젊은 여성 네 명이었고 불을 붙인 사람도 그들이었다. 불이 붙던 순간은 그 네명만이 어쩌면 네 명 중 한두 명만이 보았을 것이다. 백화점 육층에서 남자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유인물을 뿌렸고 그는 후에 주동자로 지목되어 사형을 선고받는다. 국도극장에서는 당시 의대생이던 또다른 남자가 같은 내용의 유인물을 뿌렸다. 그는 이후 부산에서 빈민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된다.(p52)
한때 그곳은 영사관의 역할을 대신하였고 비자 업무도 맡아서 하였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문밖과는 다른 곳이었을 그곳은 1929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 지점으로 지어졌고 (중략) 1949년부터는 미국 해외공보처 미문화원으로 불리며 건물은 어느새 영어를 이해하게 되고.... 전쟁중에는 미대사간으로 역할을 하다 1996년 철수되기 전까지는 문화원으로 역할을 하였다.(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