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서 폭발적으로 산업화가 일어났으나 우리의 도시는 여전히 봄철의 제비꽃 내음을 머금고 있었다. 우린 부족한 게 하나 없었다. 날마다 새로운 게 나오는 듯했다. 새로운 발견, 새로운 농업 생산량 기록. 새로운 상품, 새로운 옷. 새로움의 짜릿함이 항상 존재했다. 그래서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했다. 즐기는 것. 우리는 놀았다. 이 전쟁에서 저 전쟁으로 넘어가는 동안에도 홍청망청 술에 취해 춤을 줬다. 달리 뭘 할 수 있었을까?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 멋진 세상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다들 알고 있었다. 그러니 우리의 놀이란 다급한 것이었다. 꼭 필요한 일이었다. 잴 것 없이 무조건 즐거워야만 했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뭐가 다칠지 알고 있었으니까. 왜인지는 몰라도, 우린 그냥 알았다. 남자건 여자건. 돈이 많건 적건. 유대인이건 비유대인이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애들처럼 굴며 어린애들이 가장 잘하는 짓을 했다. 아무 문제도 없는 척 그냥 계속노는 것. 세상은 알아서 굴러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