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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치지 않았다. 한 번도 그런 적 없다. 미치광이란 소리를 숱하게 들었지만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다. 미치지 않았으니까. 지난한 세월 홀로 일하며 무시당하고 매도당하고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던 지옥 같은 시절에도, 재치를 잃는다거나 절망감에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고 광기에 빠 져들지도 않았다. 하려면 할 수 있었다. 얼마든지, 광기가 뭔지는 알았으니까. 나는 그 무시무시한 대륙을 멀리서 얼핏 보았으며 그것이 남들에게 뻗치는 어두운 힘을 감지했고, 이성 끄트머리에 걸친 생각들을 좇다 그것에 가까워진 적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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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학을 하는 사람이다. 진실의 힘의 신봉자이자 무지의 적이며 허무주의와 끝없는 절망의 천적인 나는 미래와 연결된 자이다. 이미 아는 것 말고는 무엇 하나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고, 허다한 곳의 허다한 이들이 단순한 상식'으로 여기는 거대한 착각에 얽매인 사람들 눈에 는 나의 야망과 목표가 터무니없게 보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