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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그의 핵 억지抑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그가 나에게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안에 있는악과 고통을 전부 세상에 내보내고 나면 상자 안에 뭐가 남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병 바닥─알다시피 그건 사실 상자가 아니라 커다란 항아리나 병에 가깝거든—에서 조용하게 잠자코 기다리고 있는 건 엘피스Elpis라네. 대개 사람들은 그 존재를 희망의 정령으로 여겨 파멸의 정령인 모로스Moros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존재의 이름과 본성을 좀더 정확히 풀이하자면, 인간이 가진 기대에 대한 관념 정도가 아닐까 싶어. 악의 뒤에 무엇이 따라 오는지 우리는 모르잖나? 때로는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힘이 시간이 지나 우리를 구원할 도구가 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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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머지 사람들과 다르게 세상을 보았고, 그게 그의 도덕적 판단을 상당 부분 물들였다. 그는 전쟁을 일으키거나 카지노에서 돈을 따려고, 아니면 포커 게임에서 좀 이겨보려고 게임과 경제 행동 이론」을 쓴 것이 아니었다. 그저 인간의 동기를 완벽히 수학화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인류의 영혼 일부분을 수학으로 포착하려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