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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의 생김새는 우스웠다. 커다란 강철 구체에 전선과 코드 뭉치가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사악한 동시에 조금깜찍하달까. 어이없이 들리겠지만 정말 그랬다. 기폭 장치를 집어넣는 구멍들은 테이프로 덮여 있었는데, 흰색 테이프가 십자가 모양으로 붙어 있어 꼭 붕대 같았고, 결과적으로 폭탄의 생김새는 다쳤든지 두들겨맞았든지 해서 부서지기 직전에 겨우 꿰매붙인 프랑켄슈타인의 작은 괴물 같았다. 인간의 상상력이란!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그게 고물이 되리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