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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트 괴델은 과학자들에게 신과 같은 존재였다. 말년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연구에서 더는 대단한 의미를 찾지 못했으나 고등연구소의 연구실은 계속 드나들었다. 이유는 오직 하나, 그 오스트리아 논리학자와 나란히 연구실까지 걷는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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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델과 알베르트는 서로에게 어마어마한 동질감을 느꼈다. 어쩌면 괴델은 20세기에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에게 거리낌 없이 질문할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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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은 모두 잘못된 외피를 두르고 있다.” 괴델은 이렇게 적었다. 그는 모든 일에 이유가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부터 지극히 흔하고 일상적인 일들 뒤에서 그것을 은밀히 조종하는 음모와 힘을 보게 된다. 하지만 괴델을 망친 건 마음의 불균형만이 아니었 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 들여왔으며 우리가 여태껏 극복하지 못한 생각 때문에도 타격을 입었다. 증명 불가한 진실과 불가피한 모순. 이 자기 지시적인 논리의 악몽이 무시무시한 악마처럼 그를 집어삼켰다. 그 악마는 지상에 내려오고 나면 무슨 수로도 다시 쫓아낼 수 없는 존재였고, 나의 벗 야노시마저 갉아먹은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