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사람은 세번째 명제를 믿는다. 우리가 완전한 자유의지와 자유의지 없음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는 믿음, 이런 자유의지 개념이 생물학에 체화된 결정론적 우주 법칙과 양립 가능하다는 믿음이다. 그런데 상당히 협소한 철학적 입장인 ‘양립 가능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건 이 견해 중에서도 작은 일부뿐이다. 나머지는 그 대신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체화한 정신이랄까, 영혼이랄까, 정수랄까 하는 것이 있다는 생각, 그것으로부터 행동의 의도가 나온다는 생각, 그 정신이랄까 하는 것이 가끔 그것을 속박하곤 하는 생물학과 공존한다는 생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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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지만, 적나라한 정신병이 있는 경우는 경감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경감된 자유의지 입장의 골자다. 우리 행동에 대한 책임이 ‘경감될’ 수 있다는 생각, 절반만 자발적인 행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