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감동적이고 중요한 논문에서, 미국/프랑스 인류학자 스콧 애트런은 로버트 액슬로드(죄수의 딜레마로 유명한 10장의 그 사람이다), 애리조나주립대학교의 갈등 전문가 리처드 데이비스와 함께 이른바 ‘성스러운 가치’가 갈등 해소에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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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성스러운 가치를 그 물질적 혹은 도구적 중요성에 비해, 그리고 성공 가능성에 비해 지나치게 강하게 방어한다. 어느 집단에게든 성스러운 가치란 ‘우리는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사안에서 물질적 유인책으로 타협을 이루려는 시도는 성과가 없기 쉽고, 심지어 모욕적인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아무리 돈을 준다고 해도 자신이 성스럽게 여기는 것을 더럽히는 선택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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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기본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전쟁을 끝내는 한 방법일 수는 있어도, 평화는 전쟁의 부재만이 아니므로 진정한 평화를 이루려면 그들의 성스러운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행위가 필요하다. 애트런과 동료들은 중동의 평범한 시민에서 최고 권력자까지 모두가 성스러운 가치를 중대하게 여긴다는 것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