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따라 나오는 결론이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동정적 행동은 타인의 고통을 절실히 고통스러워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대신 꽁무니를 빼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거리감이란 것이 ‘감정적’ 접근법을 버리고 ‘인지적’ 접근법으로 선행을 선택하라는 뜻은 아니다. 거리감이란 어떻게 하면 동정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지를 찬찬히 머리 아프게 고민함으로써 이상적인 공리적 해법에 다다르는 것이 아니다. 그랬다가는 오히려 이건 내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는 편리한 결론으로 생각이 미치기 쉽다. 이것은 선한 (변연계적) 심장의 문제도, 행동하라고 설득할 줄 아는 이마엽 겉질의 문제도 아니다. 대신 이것은 오래전부터 몸에 익힌 나머지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행동의 문제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이를테면 배변 훈련, 자전거 타기, 거짓말하지 않기와 비슷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