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쉽게 공유되는 고통이 아니라 가장 도움이 절실한 고통에 연민을 더 발휘하는 능력을 타고났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토록 넓고 이질적인 세상을 치유하고자 할 때, 자신의 직관이 늘 올바를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 점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좀더 관대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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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우리는 뼛속들이 이타주의자 문제에 대해서도 약간 너그러울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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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선행을 아예 안 하는 것보다야 비록 이기성과 허세가 섞였더라도 하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인간이 스스로 구축하고 퍼뜨리고자 하는 자아상이 자신은 남들의 사랑보다 두려움을 받길 좋아하는 존재라는 것보다야 온화하고 베푸는 존재라는 것, 잘사는 것이 최고의 복수라고 믿는 존재라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