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신의 도덕적 실패를 생각할 때와(배쪽안쪽이마앞엽 겉질이 강하게 활성화한다) 타인의 도덕적 실패를 생각할 때는(섬겉질과 등쪽가쪽이마앞엽 겉질이 더 활성화한다) 서로 다른 뇌 회로가 쓰인다. 그리고 우리는 양쪽에 대해서 일관되게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려서, 타인보다 자신을 도덕적 비난에서 더 많이 면제해준다. 왜 그럴까? 단순히 이기적인 이유도 있다. 가끔은 겉보기에 위선자인 이가 속도 위선자다. 그런데 이 차이는 자신의 행동을 분석할 때와 타인의 행동을 분석할 때 서로 다른 정서가 개입한다는 점도 반영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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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더 너그럽게 봐주는 현상에 감정적 측면이 있다는 사실은 스트레스가 그 성향을 강화한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실험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피험자들은 정서적인 도덕적 딜레마에 대해서 더 이기적이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판단을 내린다. 그리고 덜 공리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단 도덕적 딜레마가 개인적인 속성일 때만 그렇다. 게다가,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반응이 클수록 이런 성향이 더 강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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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너그럽게 봐주는 현상에는 한 가지 중요한 인지적 측면도 관여한다. 우리가 자신을 판단할 때는 내적 동기를 기준으로 삼지만 타인을 판단할 때는 그들의 외적 행동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정상을 참작할 만한 상황적 요인들을 더 쉽게 생각해낸다. 이것은 전형적인 우리/그들 가르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