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수집가들이 갖고 싶어하는 책의 종류 중, 유명했던 옛 수집가가 소장했던 장서에 대한 설명을 끝으로 이 장을 마치려 한다. 이 장을 읽은 독자라면 수집가 사이에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책의 종류를 각각의 사례들과 함께 알게 되었을 것이다. 두둑한 지갑이나 끈기 있는 조사의 도움을 받아 이 유행을 따라갈지, 아니면 자신만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할지, 선택은 독자들의 몫이다.
학자가 부자인 경우는 대개 드물다. 학자는 대리인을 내세운 부호들과는 경쟁할 수도 없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책들을 계속 추구하며 찾아 나간다면 학자 역시 가치 있는 장서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취향에 가장 부합하는 책, 자신의 연구에 가장 도움이 되는 책을 계속해서 모아나가는 한 절대 잘못된 길로 빠질 리 없다.
여기서 나는 옛날 옛적의 ‘정취’에 따라 작별을 고하며 행운을 기원하려 한다. “올바르게 나아가는 한 그대의 취미에 성공이 따르길.” 그러나 슬프게도 올바르지 않은 취미를 지닌 수집가들도 많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의 한 수집가는 악서惡書를 수집했으며, 자신의 장서가 유일무이한 것이라고도 말한 바 있다. 이 수집가는 영국에 사는 경쟁자의 장서가 훌륭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경께서는 다른 데 관심이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