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공을 다짐하는 젊은 수집가들에게 충고한다. 처음부터 수집의 방향을 너무 광범위하게 잡는 것은 좋지 않다. 그보다 한 시대, 한 학파에 관심을 집중하는 쪽이 좋다. 초보 수집가는 사들이는 책에 주의를 기울이며 도서 목록을 만들어야 하고, 필요 없는 책을 팔아버린 뒤에도 목록을 잘 보관해야 한다. 도서 구입 목록을 통해 소장한 장서의 중요성과 가치를 정확하게 비교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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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독자들에게 가능한 한 분명하게 말해두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 설사 불완전하더라도 필사본이 진본이라면, 현대 복원 전문가의 손을 빌려 만들어진 완전본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가 있다. 전문가의 솜씨가 훌륭하다는 것은 그만큼 원본의 양식을 잘 위조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전문가의 손길이 많이 닿을수록 필사본의 가치는 더욱 떨어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