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들 간에 뚜렷한 지위 차이가 있고 그 차이에서 발생한 위계가 있다는 점에서, 인간은 여느 사회적 종들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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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회적 종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뇌는 지위 차이가 빚어내는 사회적 복잡성과 공진화해왔다. 특히 새겉질이, 그중에서도 이마엽 겉질이 그랬다. 미묘한 지배관계를 이해하는 데는 많은 지력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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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회적 종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지위는 우리 몸과 뇌에 각인된다. 그리고 ‘잘못된’ 서열은 육체를 좀먹어 병을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이 생리적 현상은 서열 그 자체가 아니라 서열이 우리 종과 특정 집단에서 갖는 사회적 의미, 서열로 인한 행동 측면의 이득과 불리함, 특정 서열에 수반되는 심리적 부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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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인간은 복수의 위계들에 속한다는 점, 그중 자신이 돋보이는 위계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는 점, 객관적 서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내적 기준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지구상의 다른 어떤 종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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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발명한 순간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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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우리의 최상위 개체들이 남들을 약탈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공익을 증진하려고 애쓰면서 남들을 이끌기도 한다는 점에서, 인간은 정말로 독특한 종이다. 심지어 우리는 간간이 그런 지도자를 집단적으로 선출하는 상향식 메커니즘까지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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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올로기의 핵심만 놓고 본다면, 사람들의 정치적 차이란 공익을 추구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한 견해가 다른 데서 비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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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많은 동물들처럼, 인간은 종종 동조와 소속과 복종에의 욕구를 강렬하게 느낀다. 그런 동조는 뻔히 부적응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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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동조와 복종의 힘은 우리를 인간이 발 딛는 가장 어둡고 끔찍한 장소로 떠밀 수도 있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실제로 그곳에 다다른다. 그렇기는 하지만, 최악의 상자라도 모든 사과를 썩게 만들지는 못한다. 또한 ‘저항’과 ‘영웅적 행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멀고 드물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