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우리가 요구받는 행동에 대한 대안을 인식하고 있는가 아닌가 하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것은 나 혼자 하는 작업일 수도 있다. 상황을 재평가하여 다른 틀에서 보고, 암묵적 요인을 외현화해보고, 관점 취하기를 해보고, 의문을 품는 것이다. 저항이 헛되지 않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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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저항하려는 사람들이 더 있다는 것, 과거에도 저항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면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래도 왠지 머뭇거리게 될 때가 많다. 겉보기에 평범했던 아이히만의 사례는, 해나 아렌트의 분석을 통해서 우리에게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제공했다. 그런데 짐바르도는 최근에 쓴 글에서 ‘영웅의 평범성’을 강조한다. 나도 앞에서 자주 말했다. 모른 척하기를 영웅적으로 거부한 사람들, 궁극의 대가를 치를지라도 옳은 일을 한 사람들은 대개 놀랍도록 평범한 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