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떠오르는 놀라운 발견이 있다. 피험자들이 있는 방에 냄새나는 쓰레기통을 함께 넣어두면, 피험자들의 사회적 보수성이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다. 썩은 생선 냄새 때문에 섬겉질이 구역질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그저 우리와 좀 다를 뿐인 타자의 사회적 관습을 말짱 틀린 것으로 판단하기 쉽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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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또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발견이 있다. 사회적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들보다 혐오에 대한 문턱값이 낮은 편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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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회적 현안에 관한 정치 지향은 그 사람의 내장감각적 혐오에 대한 민감도와 그 혐오에 대처하는 전략을 반영한다. 게다가 보수주의자들은 진보주의자들보다 혐오감이 무언가의 도덕성을 판단하는 데 좋은 기준이 되어준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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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리에는 명백히 어마어마한 흠이 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것에 혐오를 느낀다. 그런데 누구의 구역반사를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게다가, 옛사람들이 혐오스럽다고 느꼈던 것을 요즘 사람들은 다르게 느낀다(일례로, 흑인 노예에게도 백인과 동등한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 대해서 1800년경 미국의 백인 중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꿈이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혐오스럽다고도 느꼈을 것이다). 옛사람들이 혐오스럽다고 느끼지 않았던 것이 요즘은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혐오는 움직이는 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