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가 어려워서 잘 읽지 않는 편이다. 눈으로는 시를 읽고 있지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을 때가 많다ㅠㅠ 박준 시인의 시는 독파를 하는 2주 동안 한 번에 읽지 않고 나누어 천천히 읽어보았다. 읽히지 않는 문장들이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새롭게 이해되었다. 아버지, 어머니, 군인, 노인, 사람들.. 많은 대상들이 있지만 붙잡히지 않는 그리움, 아련함들이 담겨있다.
모든 글의 만남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문장은 작가가 시를 쓰는 마음가짐과 그 대상들이 글 속에 살아있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 어떠해야하는지 잘 보여주는 듯했다.
자주 나오는 미인은 통영으로 여행을 떠나 동백을 함께 보았던 헤어진 연인은 아니었을까. 풍요롭지 못했지만 마음만은 풍성했었 그 시절에 빛 하나들어오는 창만 있어도 함께여서 좋았던 사람. 당신의 말들에 연을 묶어 놀던 그 때 아름다움의 끝을 하늘에 띄워두고 눈을 감으면 보일 것 같은 그리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이제는 병이 다 나은 걸까. 물론 꾀병이겠지만 어둠에서 더는 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시의 해석이 절실합니다 ㅎㅎ 문학평론가의 해석을 찾아보러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