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빛의 나라에서 무엇인들 기대하지 못하겠습니까? 그곳에서 제가 나침반의 바늘을 끌어당기는 경이로운 힘을 반견할 수도 있고, 수천 가지 천문 곤측을 지배할 수도 있으며, 이 여행을 끝으로 이제까지 기이하 ㄴ예외로 간주되던 현상들이 사실 얼마나 일관된 법칙을 지닌 것이었는지 마침내 밝혀내고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잖아요. 한 번도 인간이 방문한 적 없는 이 세상 어딘가, 그 풍경을 이 눈으로 목격하고 사람의 발자국이 한 번도 찍히지 않은 땅을 밟아, 이 달뜬 호기심을 달랠 생각입니다. 제 마음을 사로잡는 건 바로 이런 생각들입니다. 위험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주고 이 고생스러운 여정을 기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주지요. (p 18)
영혼이 하나의 초점에 지성의 눈길을 고정시킬 수 있으니까요. 이 원정은 제 어린 시절에 품었던 가장 소중한 꿈의 실현입니다. 저는 극점을 에워싼 바다를 지나 북태평양에 도달하고자 했던 여러 원정 기록들을 열정을 가지고 탐독했지요. (p19)
시인이 되어 1년간 스스로 창조한 낙원 속에 살았던 남자, 친척의 유산을 물려받고 어린시절 소원을 고려하게 되었다. 6년간의 북해 원정 경험은 영예란 위대한 목적을 성취할 자격을 주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아르한겔스 사이에서 마거릿 누님에게 편지를 부친다.
용기와 결단은 확고하지만, 희망은 기복이 심하고 사기도 떨어지기 일쑤입니다... 이 급박한 여행은 제 안에 있는 불굴의 의지를 모두 발휘하도록 요구할 겁니다.(p 20)
28살인 로버트 월턴 친구의 부재를 쓰라리게 절감하며, 앞선 의욕과 부족한 지식을 아쉽기도 하지만 그의 결단은 숙명처럼 확고할 뿐이다. 원정의 기대로 들떠 있다.
반쯤은 쾌감으로, 반쯤은 두려움으로 출발을 준비하는 떨리는 느낌을 관념으로는 도저히 전달할 수가 없습니다.(p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