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는 행동과 아주 많은 관련이 있다. 아니, 인간의 행동 면에서의 모든 특질이 유전자의 변이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다. 그럴 수밖에 없다. 유전자는 모든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과 수용체와 기타 등등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모든 단백질의 구조를 지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전자는 행동 면에서의 개인차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유전자의 효과는 철저히 맥락 의존적이다. 우리는 유전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을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 특정 환경에서 또한 특정 유전자 네트워크의 일부로서 발현될 때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야 한다(즉, 유전자/유전자/유전자/유전자……/환경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유전자는 사실상 필연성의 동의어가 아니다. 유전자는 단지 맥락의존적 성향, 경향성, 잠재성, 취약성을 지시할 뿐이다. 그리고 그것 또한 우리가 이 책에서 살펴보는 다른 요인들, 생물학적이거나 비생물학적인 온갖 요인들로 구성된 큰 그림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