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를 마무리하며, 요점을 정리해보자. a. 어느 유전자가 어느 특질의 평균값에(즉 그것이 유전되는 특질인가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개체들이 드러내는 그 특질의 변이에 미치는 영향(유전율)과는 다르다. b. 유전되는 특질이라고 하더라도, 가령 인간이 평균적으로 다섯 개의 손가락을 물려받는 현상에 대해서라도 아주 엄격한 의미에서 유전자가 그 특질을 결정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유전자의 효과가 후세대에 전달되려면 그 유전자가 전달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그 유전자를 그 방식으로 조절하는 환경까지 함께 전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c. 유전율 지수는 그 특질이 연구된 환경에 대해서만 유의미한 값이다. 우리가 그 특질을 다른 환경에서 더 많이 조사한다면, 유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d.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은 보편적인 현상이고, 극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엄밀하게 따지자면 어느 유전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그 유전자가 조사된 환경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물을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