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심지어 죽음 속에서도 애정이 깃들어 있었다. 어떻게도 보상할 수 없는 끔찍한 불행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심정이 어떠했는지 굳이 묘사할 필요는 없으리라. 영혼에 드리워진 그 어마어마한 공허감, 그리고 표정에 떠오른 절망감을. 어머니가, 날마다 얼굴을 볼 수 있던, 마치 우리 자신의 일부 같았던 어머니가 영원히 떠나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을 우리가 마음으로 납득하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사랑하는 그 눈의 밝은 빛이 영원히 꺼져버렸고, 그토록 친숙한, 우리 귀에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가 숨이 죽어, 영영 들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실감하기까지. 이런 것들이 첫날의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