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엄격히 구획된 설명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한 설명은 그에 앞섰던 여러 설명들의 영향이 낳은 결과물이고, 그 또한 이후에 올 설명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어떤 행동이 한 유전자, 한 호르몬, 한 유년기 트라우마로 인해 벌어졌다고 결론짓기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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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류의 설명을 입에 올리는 순간, 사실상 다른 모든 설명들도 끌어들이는 셈이기 때문이다. 구획은 없다. 어떤 행동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혹은 ‘유전적’ 혹은 ‘발달생물학적’ 설명이라는 말은 수많은 요소들로 이뤄진 이야기를 순전히 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당분간 특정 시각에서 접근하겠다는 말의 축약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