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상심한 상태인데도 그는 세상 누구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깊이 느끼는 사람입니다. 잔별이 총총한 하늘, 바다, 그리고 기적처럼 경이로운 극지의 풍광, 이런 것들은 그의 영혼을 하늘로 둥실 떠오르게 만드는 힘을 여전히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은 이중의 존재를 갖고 있어요. 불행을 겪고 상심에 꺾일지언정 내면으로 물러나면 마치 후광을 두른 천상의 영혼이 된 듯, 그 빛의 반경 속으로 어떤 설움도 우매함도 감히 범접할 수 없게 된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