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에 독서를 시작해 11월 13일에 최종 완독을 한, 그렇게 생각지도 않게 천천히 아껴읽은 책이 바로 심채경 작가님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였다. 한 달 조금 넘는 기간동안 조금씩 아껴읽은 이 책은 내게 참 의미가 깊다.
우선 전형적인 문과형 인간인 내가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편안한 에세이였는데, 우주와 행성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이 다루어지면서도 동시에 심채경 작가님이 지니고 있는 문학적 소양이 글 전반에 담겨있어서 더욱 편안했다. 편안함과 따뜻함, 그리고 문학적인 감수성을 내재한 천문학자의 에세이였기에 수학과 과학에 대해 유년시절부터 어느정도의 두려움을 지니고 있는 책 중독자인 독서가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는 책, 아니 그것을 넘어 이 책은 참 아름다운 책이 되었다. 그랬기에 전자책으로 읽다가 책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종이책을 중복구매하기까지 했다.
또한 석사과정을 두번이나 밟았고, 임용고시에 합격한 이후 박사과정 진학을 계획중인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기간제교사로 교단에 서고 있고 앞으로 평생 교직에 서 있으려난 나로서는 연구자와 교육자로서의 길에 서 있는 작가님의 삶에 더욱 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님께서 학생들에게 보내주신 편지글 부분을 몇번이고 읽고 또 읽었다. 나도 그러한 편지를 전해줄 수 있는 교사로서(특히 전문상담교사로서) 교직에 있고 싶다. 더불어 만 스물아홉의 가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아직도 비정규직인 기간제교사라는 데 많은 불안함을 느끼는데, 작가님께서 이 에세이에서 표현하신 작가님 삶의 궤적을 통해 무언가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행성에서 제외되어 ‘왜소 행성’으로 전락(?) 한 명왕성 같은 위치에 있을지라도.. 그 자신의 고유한 가치가 있으며 나 또한.. 그리고 그 누군가 또한 자기 자리에서 그 빛을 발한다면 그만하면 충분하리라.
갈릴레오와 케플러 부분을 읽으면서는 특히 인생작인 뮤지컬 <시데레우스>를 많이 떠올렸다. 해당 공연을 관람 할 때 인상깊었던 부분이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우정 안에서 함께 자신이 믿는 우주와 진리, 그들의 신념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지켜나가는 모습이었는데, 갈릴레오나 케플러, 그리고 작가님과 같은 과학자(천문학자) 뿐 아니라 교육자, 인문학 연구자, 상담자에게도 당연히 필요한 요소이리라. 책을 읽으며 해당부분을 읽을 때 뮤지컬 시데레우스의 OST를 다시 듣기도 했다.
그리고 에세이의 후반부로 가면서는 ‘과학자’(천문학자)로서 에세이를 쓰신 소회나 감회가 담겨있다.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인 것 처럼 누구나 과학자일 수 있는 시대. 그리고 어느 국가의 기술발전이나 과학발전이 아니라 인류 모두가 우주를 공유하는 시대. 그런 점에서, 우주에 대한 사랑을 혼자 내면에 품지 않고 편안한 글로 독자들에게 나눠주신 작가님께 진실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임용에 합격 후 나도 나만의 글을 쓰고 출간하고자 하는 한 개인으로서,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과 나의 삶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를 이 책을 통해 많이 생각해보았다. 더불어 작가님을 통해 교육자,연구자,작가로서의 면면을 다시금 고찰하게 되어 깊이 감사한 마음이다. 이 면면을 모두 지니고 살아가려는 한 개인으로서.. 불안에 잠식되기보다 나만의 우주를 기쁘게 탐구해나가는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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