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를 다니긴 했지만 오히려 다른 과목 교양 수업을 듣는 걸 좋아했어요.
그렇게해서 듣게 되었던 문학 수업 중에 김동인의 '감자' 한 편을 한 학기 내내 가르쳐주시던 교수님이 있었어요.
중간 고사는 레포트로 대체되었었고, 기말고사는 시험을 봤습니다.
당시 중간 고사 레포트의 주의사항이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레포트 내용은 중요치 않다. 내가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레포트 겉 표지에 써있는 내 이름이 얼마나 멋진가이다!'라고 하셔서 당황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같이 수업 듣던 공예미술학과 동기들끼리 교수님 이름을 멋지게 만드느라 경쟁했던 것이 지금도 기억나요.
실제로 교수님은 정말 그걸 점수에 많이 반영하셨더라고요.
기말 시험 범위를 묻는 학생에게 '감자에서 감자까지지' 라고 말씀하시던 그 모습이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