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 수만 있다면 다음 문자를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피할 새도 없이 고요의 문자가 눈앞으로 날아들었다.
진짜 재수 없어.
그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 너무 아프고 부끄러웠다. 그렇지만 섭섭하고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나는 고요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럴 만한 용기가 없었을 뿐이다. 용기라는 것이 노력한다고 해서 생기는 건 아니었다.
차라리 가만히 있을 걸 그랬다. 노력하면 할수록 오히려 나의 보잘것없음만 깨닫게 됐다. 그건 내가 겁쟁이라는 사실보다 더 비참하고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나는 밤새도록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