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송년키트 속 그 책! 이번 독파 챌린지를 위해 아껴두다가 새해를 맞아 꺼내 들었다. 영롱하게 빛나는 표지는 유독 눈이 많이 내리는 이 계절과도 잘 어울렸다.
읽는 내내 죽음, 특히 자살로 이르는 자기 처형에 불편함을 느꼈다. 물론 평생 속죄하며 사는 삶은 고통스러운 나날이 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채찍질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죽은 셈 치고 살아가고 있다면 이왕 다시 사는 삶을 그토록 굳이 가둬두고 살 필요가 있을까. 자신의 과오를 발판 삼아 더 나은 내가 되면 되지 않을까.
인간의 도리는 떠나간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내 옆에 남아 나를 아껴주는 이들에게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배려 없는 그러한 끝맺음이 지나친 자기 합리화로 보였고 비겁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