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한 대가 다시 지나갔고, 전조등이 비추는 허공으로 소금 가루 같은 눈발이 흩어졌다. 그녀는 마치 모든 것을 잊은 사람 같았다. 먹다 만 국수를. 일행인 나를. 날짜와 시간과 장소를. 이윽고 식당으로 들어온 그녀의 머리에 쌓인 약간의 눈이, 우리 탁자까지 걸어오는 짧은 동안 녹아 자잘한 물방울로 맺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오혜원
2024.09.17 금택시 한 대가 다시 지나갔고, 전조등이 비추는 허공으로 소금 가루 같은 눈발이 흩어졌다. 그녀는 마치 모든 것을 잊은 사람 같았다. 먹다 만 국수를. 일행인 나를. 날짜와 시간과 장소를. 이윽고 식당으로 들어온 그녀의 머리에 쌓인 약간의 눈이, 우리 탁자까지 걸어오는 짧은 동안 녹아 자잘한 물방울로 맺히는 것을 나는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