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부끄러움을 아는 것입니다. 부끄러움이 저를 오만에 서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오만의 옷을 벗어던지자 사람들 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저는 우정의 온기와 다정의 눈물겨움을 깨달았습니다.
한자어 인간은 사이 간 자를 씁니다. 아마도 외따로 뚝뚝 떨어져서는 인간으로 바로 설 수 없다는 뜻이겠지요. 인간 사이에서 숨쉬는 인간만이 인간다움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사람들 사이로 걸어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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