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생은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를 어떻게 쓰느냐에 달 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삶'은 명사 자체로 있을 때는 그냥 삶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어떠한 형용사가 붙느냐에 따 라 그 삶은 '행복한 삶'일 수도 있고 '불행한 삶'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삶의 질은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가 가릅니다. 우 리가 가진 사물, 사람들의 주체를 늘려가려 하기보다. 그러 니까 더 많은 명사를 부리며 사는 것보다 내가 이미 가진 명 사들에 어떤 형용사를 붙일지 고민하는 인생을 꾸려가고 싶 습니다. 인간은 저마다 좀더 풍요로운 형용사를 가꾸기 위 해 매일을 분투하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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