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위대함은 자신의 비참함을 아는 데 있는지도 모릅니 다. 그러나 비참하고 서툴고 조급한 인간이 포기하지 않고 수많은 고민과 성찰을 통해 변하고자 하는 몸짓을 보일 때 인간의 비참함은 더이상 비참한 것이 아니게 됩니다. 우리는 이걸 깨달음 또는 각성의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깨달음은 일회성의 순간에 영원을 가두는 것입니다. 찰나의 깨우침으 로 인생을 영영 돌려놓는 것입니다.
자책과 탄식 속에 진보와 성장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대 부분 자책은 스스로를 더 작고 보잘것없고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가장 비참한 날에 우리가 고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지는 내가 스스로의 위로자가 되는 길입니다. 그 래야만 우리는 내 아픔과 비참으로 타자를 이해하고 헤아리 는 위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블레즈 파스칼, 『팡세』, 현미애 옮김, 을유문화사, 2013, 56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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