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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도 언젠가는 죽어요. 그리고 저는 아버지 아들이에요. 그건 애당초 제 잘못이 아니잖아요. 어떻게든 올바르게 대처 해서 서로 억울 한 일은 없게 해야죠. 다만 궁금한 건 이거예요. 어차피 도와줄 생각도 없으면서 이런 얘기는 왜 꺼내셨죠? 제 고민이 뭔지 알아서 도대체 뭐 하시게요, 아버지? 그래야 모든 책임을 저한테 지울 수 있으니까 그래야 저를 도와주지 않아도 되니까 그러세요? 아들이라는 놈이 이렇게 못났으니 위로라도 해드리길 바라세요?" 너무 원통해서 가슴속에 굵은 응어리가 단단히 맺히고 눈물이 치솟았지만 애써 참았다. 안 그래도 충 분히 초라해 보이니까. 목이 메어 목소리마저 안 나오는 탓에 더듬거리 느라 비통한 심정을 마음껏 토로할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