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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백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폭포는 폭포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만큼 작았다. 그래도 며칠 전 비가왔었기 때문에 물줄기는 제법 힘차게 흘러내렸고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포말과 만나 미니 무지개를 만들고 있었다. "미니 무지개네. 미니미니해."
지수의 말에 체이스가 역시 너무 작나, 하고 지수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지수는 그 무지개가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도망가지 않는 무지개가 거기 있었다. 지수의 그다지 최신형이 아닌 휴대폰으로도 잘찍혔다. 두 사람은 신나서찍고찍고또찍었다. 백 장도 넘게 찍은 것 같았다. 처음엔 무지개에 집중하다가 나중엔 좀 셀피파티가 되어버렸지만 어쨌든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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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퀴어 친구를 무지개 찾기 여정에 동참시켜버린 셈이어서, 너무 전형적인 것을 요구했나뒤늦게 눈치가 보였다. 막상 체이스는 레인보우 스테이트 주민의 긍지로 피로도 잊은 듯 보여 지수는 지나치게 신경을 쓰진 않기로 했다. 다시 백팩을 메기 전에 감사의 제스처로 체이스를 꽉 안아주었다. 두 사람의 땀방울이 합쳐졌 지만, 숲의 냄새가 강렬해서 상관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