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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작이 천오백년을 살아남아박물관에 자리잡을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테고 말이다. 훨씬 잘만든 토기가 많았을텐데 하필 그 토기가 발굴되고 보존되어서 유리함 안에 전시된 걸 4세기의 토기 장인이 알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해하고 민망해할까? 천오백년짜리 유머였다. 알아채고 웃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시간의 시시한 웃음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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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은은걷고 걷고 걸으며 괴로운 것들에 대해 너무 많이 차단해버린 것은 아닌지, 자기보존방식으로서 회피를 택한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