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우윤은 어렸을때 아팠고, 건강을 되찾고 나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젊음 같은건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함께 아팠던 친구들을 보면 곧 죽어도 후회없을만큼 용감해지거나, 언제나 죽음을 의식하며 조심스레 살아가는듯했는데 자신은 역시 후자에 속한다는 점이 내심 못마땅했다. 그래서 와이키키에 도착했을 때, 어떻게든 서핑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정말로서핑에 끌렸다기보다는 우윤이 생각하기에 가장 무모하고 위험한 운동인 것 같아서였다.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끔은 마주해야 했다. 나는 특별히 용감하지도 않지만 겁쟁이도 아니야, 스스로에게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30%
토할 것 같은 느낌에 대해서는, 늘 잘 알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입원생활은 흐릿해졌어도 구토감과 통증은 오랜 친구처럼 익숙했다. 무척 심심했던 것도 기억났다. 고모들과 사촌들이 오면 기뻤고방문객들이 돌아갈때마다 울어서 엄마를 곤란하게 했던 것도 같다. 그 모든 것은 전생처럼 느껴진다. 사람의 기억이란 어디서 분절이 생 기는 것일까?
30%
"엄마, 나는 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으니까 사는것처럼 살아야지."
우윤은방에 '리브어리틀Live a little'이라고 멋들어진 필기체로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 글씨 아래로 커다란 파도와 점처럼 작게 서핑하는여자아이가 그려져 있었고, 우윤은 더이상 아이가 아니었지만 마음속에 늘 아픈아이가 있었으므로 서핑을 해봐야겠다고 결정했던 것이었다. 리브어리틀 난좀살아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