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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같이 많이 읽는애는 언젠가 쓰게된다."
어느 날, 어쩌다가 그런 생각에 다다랐는지심시선 여사가 난정에게 말했던 것이다.
"아뇨, 전 그런 욕구는 없는데요."
"넌 나보다도 많이 읽잖니? 아인가베Eingabe가 있으면 아우스가베Ausgabe도 있기 마련이야."
"네?"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다고 그게 자연스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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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욕구와 자기 파괴의 욕구가 다른이름을 가진 하나라는 것이 언제나 나를 슬프게 했습니다. 20세기는 끔찍한세기였고, 끔찍한걸 지나치게 많이 목도한 이들은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버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자살률이 높다지요? 한국예술가들의 자살률은 아마 그보다 더 높을 겁니다. 언니들, 친구들, 동생 들......... 거의 격년으로 한사람씩을 잃었습니다. 예민해서 아름다운사람들이었다는건 압니다. 파들파들한 신경으로만 포착해낼 수 있는 진실들도 있겠지요. 단단하게 존재하는 세상을 향해 의문을 제기하는 모든 행위는 사실 자살을 닮았을 테고요. 그래도 너무 많이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