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타인에게 무심한 성격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건가.) 왜냐면 에세이는 너무 심하게 개인적이니까. 예를 들면, -슬플 때는 하늘을 봐.(이런 책 없음, 대충 급조한 것) 이런 류의 제목을 볼 때면 나는 ‘그런가보다 .’ 더 나아가 ‘어쩌라고.’ 하는 삐딱선을 탈 때가 있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오랜 시간을 고뇌했을 작가들에게 실례가 되는 말이고, 나는 그 정도의 글도, 제목도 만들지 못하면서.. 그래서 이렇게 삐딱선을 타다가도 ‘그래, 저런 책이 많이 읽히는 이유가 있겠지.다양성다양성.’ 이렇게 또 넘어간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아]는 그런 면에서 나의 흥미를 끄는데 성공했다. 뭐?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아? 천문학자가 별을 보지 않으면 누가 별을 보나. 근데 정말 그랬다. 천문학자는 별을 본다기보다 관찰하고 연구하는 존재였다. 게다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미국과 유럽에서 설치한 망원경에 원격으로 들어가 밤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하늘이 아닌 모니터로. (하늘은 하늘이지.) 여성으로서 박사과정을 밟아가며 학자로서 , 엄마로서 느꼈던 어려움도 보인다. 이 책은 그것에 집중한 책은 아니라서 아주 얕은 묘사로 보여지지만 일선에 나아가있는 여성들이 이런 목소리를 내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주인 이소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나처럼 무지한 사람들이 그 존재를 인지할 수 있도록 언급해 준 것에 감사하다. 언젠가 그녀에 관한 책을 읽어보고 싶지만, 과연 그녀가 한국의 대중 앞에 나서줄지 의문은 든다.
내가 가장 자신 없어하는 분야가 우주와 지구과학 분야다. 학과 특성 상, 1학년 때 물화생지를 다 수강해야했는데, 시험지에 답을 적을 수가 없어서 지구과학 교수님께 죄송하다고 편지를 적은 적도 있다. 교수님.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저 같은 망나니를 품어주시려 했던 참 스승님이셨는데.. 난 끝까지 망나니였다. 갑자기 튀어나온 자기 고백.
어쨌든 우연히 우주란 얼마나 위대한가를 깨닫고 그 후로 (약간 칼세이건스타일. 참고로 코스모스 사놓고 다 안 읽음.) 열광적이라기엔 조금 부끄럽고, 미적지근하게 우주에 대해 알아가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느꼈던 그 희열과 각종 위성 사진에 대한 의미 전달에 있어서는 아쉬웠다. 으악. 이 사건은!! 이렇게 몇 마디로 설명하면 안되는데.. 하는 아쉬움. 하지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지나치게 우주를 찬양하는 듯 해서 조금 보기 힘들다며 스스로 이과형인간이라고 말하는 작가에게는 그것도 엄청 감격에 젖어 쓴 것일지도.
아 그러니까.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딱히 책을 읽는데 어려움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잠시 그런 부분이 나온다면 흐린 눈하고 대충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도 독서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