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 때 이 아파트의 재미는 우리 집 부엌에도 있었고 창문 밖의 다양한 삶에도 있었다. 그 재미란 진정 흥겹고 즐거운 것이었고 안과 밖의 대조되는 풍경 때문에 더 고조되곤 했다. 이 부엌에서 나는 숙제를 한다. 옆에는 늘 엄마가 있고 나는 엄마가 하루를 준비하고 살아내는 모습을 지켜본다. 엄마는 살림을 쉽게 척척 해내는 기술이 있고 기운도 넘쳤지만 그걸 지긋지긋해하며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나에게도 집안일일랑 조금도 가르치지 않았다. 나는 요리, 청소, 다림질을 배운 적이 없다. 엄마는 지루할 정도로 능숙한 요리사였고, 맹렬한 청소부였으며, 악령들린 세탁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