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다수에 속한다고도 할 수도 없었다. 유대인이 대다수 거주하는 건물인 이곳에서도 엄마는 엄마만의 부류에 속했다. 사회적 자아라는 외피와 남들이 모르는 자기 자신이라는 본질 사이에 넉넉한 공간이 있었던 엄마는, 그 안에서 당신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상냥하면서도 냉소적이었고 예민하면서도 대범했으며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서도 꼬장꼬장했고, 가끔씩 스스로 정이 넘쳐서라고 생각하는 거칠고 심술맞은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 모습은 사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던 약해지는 마음, 그것을 다잡았을 때 짐짓 내보이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