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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랗고 순수한 눈, 다 알고 있다며 놀리는 듯한 눈. 속으로는 성적인 악의가 심연에 흐르고 있었고 그게 그의 본질이기도 했다. 원시적이고, 철저히 계산적이며, 물러서는 법이 없이 그의 중심에서 불길을 뿜고 있었다. 그것은 어느 때고 변할 수 있는 외적 한계와 상관없는 긴박한 명령이었고 언제 어느 때나 대담해질 수 있었다.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지, 한 주의 어느 하루 인생이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따라 그 정도가 결정되기도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원하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은 없다는 걸 알았다.